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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것은 사랑입니다.

이상래 목사

김재범 안수집사님을 처음 뵌 것은 약 10여년전의 일이었습니다. 전에 섬겼던 세인트 루이스 반석침례 교회를 부임해 갔을 때 안수집사님으로 재직하고 계셨습니다. 올해로 85세된 안수집사님은 성격이 참으로 강직하셨습니다. 집사님을 생각하면 큰 기억들이 많이 납니다. 그중 하나는 부임한지 얼마안되어서 예배를 드리고 내려오니까, 얼굴이 붉어지셔서 제게 야단을 치셨습니다. “목사님! 예배가 1시간 20분 드리는 예배가 어디 있습니까? 이웃에 있는 장로교회도 1시간 예배를 드리고, 다른 교회도, 또 다른 교회도 1시간 예배를 드리지 않습니까? 주일 낮 1시간 예배 드리는 것은 모든 교회들이 정해진 것인데 어째서 1시간 20분을 드립니까?” 죄송합니다라는 말 밖에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 뒤에도 말씀을 증거하다가 열(?)을 받으면 곧잘 1시간을 훌쩍 넘기곤 했는데 어김없이 그 뒤에도 2번이나 더 야단치시곤 했습니다. 그러나 셋째 아들과 같은 나이어린 담임목사를 맞이한 집사님은 제게 늘 따뜻한 아버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어린 목사를 담임목사라고 얼마나 아껴 주시던지 당신께서 사랑하는 가장 좋은 것을 주시곤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코코넛이 들어간 사이다 였습니다. 늘 콜라와 사이다를 드셨는데 특별히 코코넛이 들어간 사이다를 좋아하셨습니다. 제가 교회에서 직무를 보고 있으면 “목사님! 계십니까?”하시면서 들어오시곤 했는데, “그냥 목사님 보고 싶어서 왔습니다.”하시곤 손에 한 뭉치 어김없이 코코넛 소다가 들려 있었습니다. 정성스럽게 냉장고에 넣어 두시곤, “목마를 때 드세요”하고 가셨습니다. 그렇게 정성스럽게 넣어두신 코코넛 사이다를 누가 손이라도 댈라치면 그때는 어김없이 꼿꼿하신 성품대로 소리를 질러가시면서 누가 목사님의 것을 손댔느냐고 성도님들을 야단치시는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한번은 세인트 루이스 목회자 연합회장직을 맡고 있을 때 부활절 설교를 하고 나왔는데 집사님의 마음에 흡족하셨는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곤 우리 목사님이 최고라고 하시면서 칭찬을 해 주셨던 것이 마음에 남습니다. 아이들에게도 방문할 때마다 어김없이 웰페어로 채워진 가벼운 지갑을 열어서 꼭 용돈을 주시곤 했습니다.

이번 세인트 루이스 방문은 특별히 Fred Winters목사님의 사모님을 위로하기 위함이었고, 두 번째 목적 중의 하나는 이 집사님을 방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집사님께서 치매가 오셔서 세인트 루이스에서 한시간 삼십분 정도 떨어진 양로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희 가족이 집사님을 찾아간 수요일 오전에 집사님은 초라하게 물리치료실에 앉아 있었습니다. 당신을 찾아오는 사람에게 존댓말을 쓰시지만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찾아 뵜을 때 집사님의 눈이 크게 뜨면서 반가움을 표시해 주셨습니다. 제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목사님이시죠. 목사님!” 목이 매였습니다. 떠나버린 목사를 기억속에 중요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집사님의 눈가에 눈물이 젖었습니다. 가슴의 숨이 가빠졌습니다. 저도 울었습니다. 제 아내도, 제 아이들도..... 평생에 가장 가까운 사람을 이렇게 힘없이 보내 드리는 것이 처음인 아이들도 집사님께서 보여 주신 그 사랑 때문에 목놓아 울었습니다. 예배를 드리면서 찬송하면서 울고, 말씀을 증거하면서 울고, 기도하면서 울었습니다. 집사님이 제게 베풀어주신 그 큰 사랑때문이었습니다. 한 교회를 30여년 섬기면서 수 많은 목사들이 바뀌었는데도 종을 생각하면서 목사라고 불러주시고, 사랑해 주신 그 사랑 때문에 울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야단치신 것이 섭섭했는데 이제는 그 섭섭함을 그분께서 베풀어주신 큰 사랑이 저를 덮고 말았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는 능력인가 봅니다.

집사님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에 개나리가 피고간 그 자리에 이름모를 봄꽃들이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나뭇가지마다 예쁜 새 생명의 순들이 올라오고 봄의 찬가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계절이 바뀌듯 인생도 바뀌지만 집사님이 제게 주신 그 사랑은 새록 새록 새 순으로 올라왔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남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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