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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칼럼 - 아버지

2021.02.07 00:31

관리자 조회 수:297

모든 부모님들이 그러시겠지만 저희 아버지도 자녀들에 대한 애착이 크신 분입니다. 저도 이제 내일모레면 50을 바라보고 있지만 아버지에게는 여전히 귀여운 막내 아들인가 봅니다.

 

부모님 세대의 많은 분들이 그러셨듯이 저희 부모님도 정말로 열심으로 성실하게 그 시대를 사셨습니다. 목회자로서 열심으로 교회를 섬기셨고 양로원을 운영하시면서 사회복지사로 두 분 모두 평생 섬기셨습니다. 그럼에도 저희 삼 남매에게 늘 넘치는 사랑을 부어 주셨습니다. 함께 오랜 시간동안 담소를 나누는 시간들은 보내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분의 사랑을 충분히 느끼면서 자랄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저희 삼 남매에게 더 잘해주고 싶어 하셨고, 최선의 것을 제공해 주시고 싶어 하셨습니다. 20년 넘도록 모두 흩어져 살다가 은퇴하시고 미국으로 이주하셔서 저희 삼 남매와 모두 함께 한 도시에서 지난 9년을 지낼수 있었던것은 큰 축복이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어느 시점부터 저희 아버지는 “백 (동진)목사의 아버지”로 불리시게 되었습니다.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제가 “백(이선)목사님의 아들”이었는데 말이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변화가 어쩌면 아버지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어머니는 성경 전체를 필사하셨고 책 곳곳에 그림도 삽입하셔서 저희 삼 남매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셨었는데, 이제는 두 분 모두 연로해 지시는 것을 느낍니다. 기력도 쇠해지셨고 마음도 더 여려 지신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아버지께서 제게 전화를 주셔서 안부를 물으셨습니다. 아직도 어린 것 같은 막내아들이 타주에서 담임목회를 시작하였으니 마음에 염려가 되어 자주 전화를 주신 것이었을 텐데, 그때 제가 “통화한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또 전화를 하시냐”라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아버지와 통화를 했었습니다. 부모님과 통화할 때 좀 더 친절하게 말하면 좋겠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생각을 좀 다시 해 보았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제게 늘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셨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앞으로도 늘 그렇게 계셔 주실 거라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나이가 50이 되어가도 철 없는 막둥이처럼 짜증을 내고 어리광도 부리는것 같습니다. 아직도 제가 철이 좀 덜 들었나 봅니다.  앞으로는 부모님께서 왜 또 전화 했냐고 하실 때까지 자주 연락드리고 안부를 여쭈어야 겠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부모님에게 “다이얼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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