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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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를 오랫동안 기다려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어린 시절, 저의 부모님은 교회 성도들 심방을 가시면 늦은 밤이 되어야 돌아오시곤 하셨습니다. 그러면 저는 혼자서 대문 위에 올라가 부모님이 집으로 돌아오실 때까지  두 분이 무사히 돌아오시기를 손 모아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러다 부모님이 오시면 뛰어 내려가 반갑게 맞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언제 오실지 모르는 부모님을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하며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것은 참 힘든 일이었습니다. 우리의 신앙 생활에서도 언제, 어떻게 응답하실지도 모르는 채 마냥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외면하시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하나님의 존재마저도 의심하게 되기도 합니다.

 

   창세기의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도 받은 언약이 이루어지기까지 기다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기다림은 단순히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음을 우리는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는 두 종류의 시간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시계나 달력 등에서의 연속적인 흐름을 의미하는크로노스가 있고,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가장 정확한 순간에 일하시는카이로스”, 하나님의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기다림이 힘들고 지치는 이유는 크로노스 안에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카이로스에서 완성이 됩니다. 아브라함에게 약속의 아들이 주어진 때도, 야곱이 라반의 집에서 긴 시간을 보내고 가나안으로 돌아온 때도, 요셉이 오랜 고난 끝에 자신의 민족을 구원할 수 있었던 때도, 모두 하나님이 정하신 완벽한 순간이었습니다.

 

   간절한 간구속에서 하나님의 침묵을 버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나를 외면하고 계신 것이 아니라 가장 정확한 하나님의 때를 위해 하나님도 기다리고 계시다는 것, 그리고 그 순간도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시다는 것을 우리는 믿어야 합니다. 기다림은 헛되지 않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를 준비시키시고, 상황을 다듬으시고, 하나님의 언약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을 채워가십니다우리가 지금 머물러있는 듯 여겨지는 기다림의 순간은 버려진 시간이 아니라 우리를 깊이 준비시키고 계신 시간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조급함이 아니라 신뢰를 가지고, 포기가 아니라 기대를 가지고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을 것입니다. 침묵의 순간에도 여전히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 그리고 카이로스가 올 때 반드시 약속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소망 가운데 한 주일을 승리하시는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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