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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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올 때는 순서가 있지만 하나님께서 데려 가실때는 순서가 없어”라고 말씀하시던 옛날 함께 사역하시던 전도사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때만 해도 젊은 시절이어서 죽음에 대한 생각도 이해도 짧았던 시절이어서 죽음이 주는 의미도 깊이도 생각하지 못하고 장례식에 참석했던 것 같습니다.

 

세상 살면서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 없지만 이세상을 떠나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 것도 계속해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 우리에게 병이 오는지, 왜 아픔이 있는지, 그리고 꼭 그렇게 헤어져야만 하는지....

 

염기명 권사님이 암에 걸리신 것은 작년 6월 달이었습니다. 작년 5월에 효도관광을 가려고 했을 때 권사님은 소화가 잘 안되신다고 자신을 가지 못하시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가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효도관광을 다녀오고도 얼마동안 권사님은 소화가 잘 안된다는 말씀만 하셨습니다.

 

6월에 권사님이 늘 소원하시던 캐나다 록키 마운틴 벤푸를 구경가려고 여행사에 들려서 예약을 하고 나오던 길에 병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맹장을 수술해야 한다는 소식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을 때 권사님은 수술을 하려고 배를 절개했다 도로 덮었습니다. 암이 배에 퍼져 있었는데 4기여서 수술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하셨습니다. 4개월 밖에 더 살 수 없다고 의사는 말을 했습니다.

 

권사님은 병상에서 부활에 대한 소망으로 씩씩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저는 지금 죽어도 괜찮습니다. 지금 죽어도 천국가는데 뭐가 걱정이겠습니까?” 그렇게 부활의 믿음으로 그 병을 해석하시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셨습니다.

 

한국에서 신앙생활을 처음으로 권사님은 시작하셨습니다. 동네에 교회가 없었지만 그곳에서 교회를 개척하시는 목사님을 따라 그곳 한교회에서만 충성스럽게 집사로, 권사로 여선교회장으로 섬기셨습니다. 목회자들을 도와 그들이 필요로 하실 때마다 사랑과 섬김을 베풀어 주셨고, 교회가 성장할 수 있도록 희생의 밑거름이 되셨습니다.

 

한국에서의 삶을 뒤로하고 미국에서 사역하시는 따님 곁으로 오셨다 우리교회 부사역자로 사역하시는 사위를 따라 우리교회에 12년 전에 출석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사위 목사님께서 한국에 있는 교회로 부임해 가셨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충성스럽게 신앙생활을 하셨습니다. 주일 아침이면 염집사님과 함께 강대상 맨 앞에서 말씀을 들으셨고, 예배시간에 흐트러짐 없이 늘 기쁨으로 말씀을 들으셨습니다.

 

미국 생활이 녹녹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성경공부나 수요 예배 그리고 특별 새벽기도시간에는 늘 빠지지 않고 하나님께 그의 삶을 의탁하셨습니다. 한번은 성령에 관한 설교를 하고 초청했을 때 권사님은 앞에 나와 헌신하시고, 안수를 받으셨습니다.

 

그 주일이 지나고 얼마 안되어 권사님은 저를 만나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오랫동안 해결될 수 없었던 마음의 짐이 깨끗하게 사라졌습니다.” 그때부터 한결 평안하게 생활하셨습니다.

 

권사님은 평상시에 복음을 전하시려고 전심을 다했습니다. 주변에 믿지 않는 분을 보시면 기도해 주시고, 섬겨 주셔서 꼭 교회로 인도하시곤 하셨습니다. 권사님을 통해 교회에 출석하신 분만 두 분이 넘습니다.

 

권사님은 지난 한 달전부터 식사를 못하셨습니다. 암이 커져서 위를 누르고, 장기를 눌러 소화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난 월요일부터는 의식이 불명이 되셨습니다. 그러나 권사님의 부음을 받고 병원에 갔을 때에는 권사님은 주무시는 것처럼 침대에 누워계셨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따님과 남편 염영기 집사님께서 함께 마지막 임종 예배로 천국을 환송해 드렸습니다.

 

권사님의 한결같은 믿음과 조용한 사랑의 섬김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는 천국에서 주님과 함께 영광된 삶을 새로 시작하시길 기도합니다. 다시 만날 때 까지 새로 시작된 천국에서 영광스런 주님을 예배하며 다시 뵈옵기를 기도합니다.

 

권사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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