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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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을 잤습니다.

 

이상래 목사

 

성회를 잘 마쳤습니다. 귀한 성회를 위해서 수고해 주신 여러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강사님으로 수고해 주신 박동서 목사님과 방주 선교교회 성도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월요일 주일 저녁에 카우치에서 잠이 들었나 봅니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새벽이고 아직도 주위는 컴컴한데 이상하고 불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보통 새벽에 일어날 때면 주님 도와주세요라는 기도와 함께 일어나곤 했는데 월요일 아침은 그런 느낌도 느낄 여유도 없이 온통 깜깜한 밤에 이렇게 잘 자도 되는가 하는 그런 느낌과 더불어 새벽기도 시간에 늦지 않았나 하는 불길한 마음에서 눈을 뜬 것입니다. 거실에 달려있는 시계를 보니 시계는 이미 6시 30분을 넘고 있었습니다. 우리 집 시계가 30분이 빠르긴 하지만 벌써 새벽기도 시간에 30분이나 늦은 것입니다. 아니겠지, 아마도 거실 시계가 잘못되었을 거야 하는 마음을 가지고 방으로 올라가 시계를 보니 틀림없었습니다. 늦잠을 잔 것입니다. 주일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예배드리고, 강사님을 접대하고 집에 들어온 후 손님을 접대하고 밤 1시 넘어 잠시 카우치에 앉았는데 그만 그대로 잠이 들었나 봅니다. 그 순간부터 당황하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를 당황하게 되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두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하나는 아예 남은 시간도 편안하게 잠을 자자. 그러기에는 지금이 부흥회 기간인데 계속 잠을 잘 수 있는 그런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늦더라도 빨리 가서 예배에 참석하자. 저에게는 선택의 폭이 없이 없었습니다. 빨리 준비해서 교회에 도착해야만 했습니다. 교회에 도착하자 6시 5분이었습니다. 평상시 5시를 전후해서 교회에 도착하는데 이날은 한 시간이나 늦었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교회에 가는 발걸음이 기쁜 마음이 아니라 아예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양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부흥회에서 은혜받고 늦잠까지 자고 가는 모습이라니…….

늦은 시간에 도착은 했지만 마음속에 하나님께서 몇 가지 은혜를 주셨습니다. 첫째는 그동안 늦지 않고 새벽기도에 참석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였는지를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고, 눕기를 반복하지만 시간에 늦지 않고 참석하는 것이 참 귀하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둘째, 얼마나 힘들었으면 늦잠을 주무셨을까? 위로하시는 많은 성도님들이 계셨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제 마음 속에는 강사님의 말씀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고 사람들이 알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사실 후에 알았는데 저 혼자만 걱정하고 불안했지 새벽기도에 나온 성도님들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자수해서 광명 찾는 것(?)이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늦잠을 잔 것을 정당화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이일로 인해서 목사의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종을 위해 사랑으로 기도해 주시고, 걱정해 주시는 여러 성도님들과 하나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샬롬!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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