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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근서 목사님을 추모하며

2017.06.11 08:22

관리자 조회 수:128

어릴 적 놀던 골목길 담장은 참으로 높아 보였습니다. 까치발을 하고 아무리 토끼뜀을 뛰어도 담장 너머 마당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친구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목말을 태워도 마당을 훔쳐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세월이 지난 후 같은 담장을 지났을 때 보니 어릴 때는 그렇게 높이 보였던 것이 아주 낮게 보이고, 담장너머도 잘 보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생의 좋은 멘토를 만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흉악했던 바울에게 아나니아라는 선지자를 보내셨던 것은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저의 삶의 여정 중에도 옆에서 넉넉한 울타리와 같은 담장이 되어준 멘토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중 한분이 원로목사님이셨던 고 박근서 목사님이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 부임하자마자 마치 아들처럼 설날이나 특별한 행사에 꼭 빠지지 않고 불러 주셔서 제가 낯설었던 곳 이곳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 주셨습니다. 저의 자녀들을 할아버지처럼 때마다 격려해 주시고, 사랑을 베풀어 주셨던 것을 잊지 못합니다.

 

연로하신 나이에도 새벽 예배 때마다 정해진 자리에서 생명처럼 여기시는 예배를 드리셨고, 오랫동안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기도하곤 하셨던 모습이 눈앞에 선합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것이 많이 보이셨을 텐데도 불구하고 저와 함께 지내던 8년 동안 한 번도 섭섭한 이야기나 힘든 이야기를 제게 쏟아놓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넉넉한 사랑으로 품어주셨던 것이 떠오릅니다. 부임한 첫 일 년은 만날 때마다 제가 좋아하는 설렁탕을 매주 함께 드셨습니다. 나중 안 것이지만, 40년이 넘는 미국 생활을 하셔서 설렁탕보다는 커피와 패스트라미 샌드위치를 더 좋아하셨던 것을 알았습니다. 저를 위해 배려해 주셨던 것입니다.

 

지방회에 가시면 목사님은 부족한 저를 자랑하시기에 여념이 없으셨습니다. 만나는 지방회 원로 목사님들마다 저를 보고 “고맙다, 감사하다, 잘한다”라는 칭찬을 분에 넘치도록 받았습니다.

 

목사님과 목장을 하면서도 청소년 시절 동경유학 고학하시면서 힘드셨던 이야기, 당시 일제가 금하는 불온서적을 갖고 있다 발각되어 교도소에 갇혀 있던 이야기, 함석헌 선생님과 남강 이승훈 선생님을 만나 신앙의 지도를 받으셨던 이야기, 수리조합에서 근무하셨던 믿음 좋으셨던 선친 이야기, 한국에 돌아오셔서 부강에서 고등학교 미술 선생님을 하시던 이야기, 서울로 올라와 한국 미술계의 큰 거장이었던 박수근 선생과 함께 초상화를 그리며 그림을 그렸던 이야기, 그리고 파주 쪽에서 감리교회 장로로 교회를 건축했던 이야기, 그리고 미국으로 오시기 위해 40일 동안 화물 배를 타고 혈혈단신 이주하셨던 무용담을 이야기 하시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끝이 없는 이야기 바다에 빠졌습니다.

 

김동명(안이숙) 목사님과 더불어 남미 선교를 개척하실 때 함께 브라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등과 더불어서 선교에 앞장서셨고, 은퇴 후에도 3년 동안 일본에 나가사키 지방으로 선교 가셔서 사역하셨던 것도 믿음의 큰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무엇보다도 힘들 때마다 기도와 사랑으로 저에게 용기를 주셨고, 묵묵히 사역을 할 수 있도록 디딤 목이 되어 주셨습니다. 우리교회를 건축할 때에도 가지고 계셨던 콘도 4채를 팔아 건축헌금으로 드려 그 종자돈으로 오늘 우리교회가 아름답게 건축되었습니다.

 

초창기 미국에 오시는 이민자들을 공항에 마중 나가 데려오시고 집을 얻어주고, 직장도 찾아주고, 믿음을 전수하셔서 이민생활을 시작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우셨습니다. 그렇게 하나 둘 성도님들이 모이셔서 우리 미라클랜드 침례교회가 되었습니다.

 

목사님이 벌써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지 3주년 기념 주일이 되었습니다. 오늘 같은 날은 목사님이 허허 하시면서 사모님과 두 분 이서 예배당에 들어오시던 모습이 그립습니다. 목사님께서 심어주신 영혼을 향한 섬김과 사랑과 선교와 믿음의 열정을 떠올리며 우리에게 귀한 목사님을 보내주셨던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립니다. 목사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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